BTS를 키운 회사의 창업자가 검찰로 넘어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5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산정한 부당이득은 2631억 원. 법원은 그 금액 전액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받아들여 두었다.
숫자는 크다. 다만 아직 유죄는 아니다. 송치는 경찰이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넘긴다는 뜻이지, 재판이 시작됐다는 뜻도 아니다. 구속영장이 두 번 신청됐다가 두 번 막힌 뒤에야 불구속으로 넘어온 사건이기도 하다.
경찰이 본 그림, 2019년 상장 준비
경찰 설명을 짧게 정리하면 이렇다.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상장을 준비했다. 방 의장이 그해 4월 자금 조달 방안으로 기업공개(IPO)를 검토하라고 지시하고, 6월 검토 결과를 보고받은 뒤 7월에는 상장 준비팀을 꾸렸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그런데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기존 주주들에게는 상장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지분 매도를 권유했다고 경찰은 봤다. 뒤로는 10~11월 사모펀드 출자자를 모으면서 상장을 전제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는 조사다. 사모펀드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이 11월 하순 기존 주주 지분을 사들였다. 회사는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사모펀드 쪽은 상장 직후부터 이듬해 5~6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을 팔았다.
경찰은 하이브 전·현직 경영진과 사모펀드가 따로 움직인 게 아니라, 방 의장을 중심으로 상장 차익을 노린 한 팀처럼 움직였다고 판단했다. 기존 주주를 속인 일을 넘어, 상장 정보를 독점한 채 정보 불균형으로 이익을 취한 행위가 자본시장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함께 송치된 사람은 이재상 하이브 대표(당시 혁신성장센터 팀장), 권용상 전 최고재무책임자, 양준석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김창희 뉴메인에쿼티 대표다. 해외 체류 중인 전 최고투자책임자 김중동 씨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받아 지명수배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뒤 수사를 중지했다.
2631억 원은 장외 매각대금에서 사모펀드 출자자 분배금, 인수금융 비용, 거래세·수수료 등을 뺀 금액이라고 경찰이 밝혔다. 추징보전은 나중에 추징할 돈을 미리 묶어 두는 절차다. 유죄라는 뜻은 아니다.
하이브 쪽은 IPO가 확정된 계획이 아니었다고 한다
방 의장 변호인 측은 혐의를 부인한다. 당시 IPO는 확정된 계획이 아니었고, 해외 투자 유치 등 다른 자금 조달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어 상장 여부와 시점이 유동적이었다는 입장이다. 방 의장과 사모펀드 사이 이익배분 약정은 투자 위험을 부담한 반대급부로 법률 검토를 거쳤고, 당시에는 그 주주 간 계약을 상장 과정에서 의무 공시하도록 한 규정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구속영장이 두 번 신청되고 두 번 검찰에서 막힌 이유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경찰은 지난 4월 방 의장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구속 필요성 소명이 부족하다거나 보완수사가 이행되지 않았다며 반려했다. 검경은 이 행위가 자본시장법이 보호하는 사회적 법익을 침해했는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경찰은 세 번째 영장은 신청하지 않고 불구속으로 넘겼다.
수사는 길었다. 경찰은 2024년 12월 내사에 착수한 뒤 약 20개월을 끌었다. 선례가 없는 사안이라 오래 걸렸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오래 수사했다고 혐의가 자동으로 단단해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 경찰 기록을 보고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혐의를 바꾸거나, 불기소할 여지는 남아 있다.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쪽, 아직 혐의라는 쪽
한쪽에선 기존 주주를 들러리로 만들고 상장 차익을 내부에서 나눈 불공정 거래로 본다. 경찰이 산정한 금액이 2천억 원을 넘고, 법원이 추징보전을 인용한 이상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엔터 회사가 자본시장에 들어온 이상, 아이돌 회사라고 증권 범죄 문턱이 낮아져서는 안 된다는 말도 나온다.
다른 쪽에선 아직 경찰 단계의 주장일 뿐이라고 본다. 구속영장이 두 번 막힌 것은 검찰이 그 법리에 확신이 없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IPO가 확정되기 전의 자금 조달 논의와, 고의로 주주를 속인 사기적 부정거래는 증명 책임이 다르다. 전 CIO가 해외에 있어 핵심 진술이 비어 있는 그림이기도 하다. 송치 헤드라인만 보고 유죄처럼 소비하는 것은, 엔터 업계에서 반복돼 온 여론 재판에 가깝다.
둘 다 지금은 사실이다. 경찰은 넘겼고, 법원은 돈을 묶어 두었고, 당사자는 부인한다. 유죄 확정은 없다. 이름값 때문에 뉴스가 커진 것과, 법정에서 무엇이 인정될지는 아직 같은 문장이 아니다.
방시혁이라는 이름 때문에 사건이 더 크게 보인다. 크게 보이는 것과, 이미 끝난 것은 다르다. 다만 2631억 원을 경찰이 부당이득으로 특정해 검찰에 넘긴 이상, “아직 혐의”라는 말만으로 무게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당신의 선택은?
방시혁 불구속 송치, 어떻게 보나?
총 0명 참여
댓글은 회원만 남길 수 있습니다. 운영자가 부적절한 댓글은 삭제할 수 있습니다.
조회 1